새총을 잡은지 2년이 넘었다. 그동안 오로지 깡통 맞추기만 집중해왔다. 혼자서 연습할 때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시합에 나서는 것. 고만 고만한 동네 시헙이라도 그 사선에 올라서면 머리 속이 백지가 된다. 그 동안의 고된 연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이 순간을 빨리 벗어나려는 조바심에 자세는 망가지고, 조준은 엉망, 온 몸이 온통 경직되어 릴리스 역시 엉망이 된다. 결과는 뻔하다. 부들부들 떨면서 성급하게 릴리스. 실.패. 사선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방법은 글쎄다. 혹자는 우황청심환을 먹고 오는 사람도 있더라. 양궁선수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야밤에 공동묘지도 찾는다는 카더라 통신도 있다던데.
시합 사선에 들어섰을 때 튀어나오는 내 문제점을 정리해보면
1.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
2. 떨린다.
3. 과녁 조준점까지 활대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4. 급하게 릴리스한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서도 5-6연타가 나오는 것 보면 말 그대로 어이가 없을 뿐이다. '그 분께서 강림하셨다.' 목표물을 맞춰도 내 실력으로 맞췄다는 기쁨보다는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말 그대로 운이 좋게 맞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 마디로 재미없는 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작년 늦가을부터 연습방법을 뜯어고쳤다. 오래 전 골프연습에서 집중했었던 리듬을 새총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빌헤이즈 - 윌리암헤이즈 - 라고 새총 애호가에게는 꽤 알려진 이름이다. 유튜브에서 이 사람의 동영상을 가끔 본다. 리듬이 매우 일정한 샷을 구사한다. 입으로 pull-see-aim-shot을 중얼거리면서. 이러면서 꼭 한마디한다. Easy. Very very easy. 옆에 있으면 꿀밤이라도 쥐어박고 싶다. 너무 너무 쉽다니...
[해결책]
정렬과 조준의 모든 과정을 마친 후에 리듬을 세어준다. 하나-둘-셋-넷. 내 경우는 39bpm.
넷 순간에 릴리스한다. 글로 쓰니까 상당히 쉬워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리듬연습을 시작하고 6개월 정도는 매일 매일이 좌절이었다. 특히, 셋에서 넷으로 넘어가면서 참지 못하고 파우치를 놓게된다. 시합사선에서의 압박감과 셋-넷 사이의 압박감이 유사하다. 7개월째 접어들면서 리듬이 몸에 조금씩 익숙해진다. 고무적인 것이 요즘에는 성공한 샷은 내 실력으로 성공했다는 자신감이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수 없던 일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다. 물론 단점도 있다. 장단점은 다음 기회에 적도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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