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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사격 자세와 연습 방법

기둥과 잔가지

by 리지드포크 2020. 1. 8.

새총은 총과 달리 변수가 매우 다양한 운동이다. 그 변수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가 않다. 결국은 그렇게 다양한 변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새총 연습의 핵심이다. 

 

[새총은 변수를 줄여나가는 운동이다.]

 

 

 

 

 

 

이런 개념을 가지고 새총을 연습하면 할수록 기둥과 잔가지가 있다는 절실한 느낌이 온다.

 

[기둥은 기본이고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변수]이다.

 

밴드 재단,

밴드 묶기,

밴드를 활대에 고정, 

두 눈 뜨고 조준하기,

밴드 정렬,

밴드 이등변삼각형,

표적의 조준점에 밴드 끝 놓기(이게 쉬워 보이지만 지금 나열한 기둥 중에서 어렵기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든다) - 이것이 매우 어렵다는 증거가 아래 기술한 정모에서 벌어진 평소 보다 높게 위치한 30미터 표적 사례이다.

긴장 풀고 양손에 힘 빼기,

떨림 잡기,

리듬(내게는 제일 어렵다. 내 경우 리듬 잡는데 일년 걸렸다.) - 리듬을 잡았더니 밴드 끝을 침착하게 조준점에 올려 놓을 수가 있었다.

파우치가 손에서 떠나는 순간까지 밴드끝과 표적 노려보기 - 강구는 가늠쇠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오로지 밴드 방향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부드러운 릴리스,

강구가 표적을 때리는 순간까지 신체의 움직임을 최소화,

강구의 궤적을 끝까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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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나열한 것 외에는 '잔가지'라고 굳게 믿는다.]

 

'기둥'과는 다르게 '잔가지'는 매우 다양하다.

 

새총에 따라 타율이 변화 - 잘 맞는 새총은 결단코 없다.

파우치의 두께에 따라 타율이 변화,

파우치 재질에 따라 타율이 변화,

파우치 잡는 방법,

드로우렝쓰의 차이에 의한 탄착군 크기의 변화,

드로우렝쓰에 따른 좌우탄의 변화,

릴리스 후 뒷손의 방향,

활대의 높낮이에 따른 좌우탄의 변화,

탄속에 따른 타율의 변화

기온에 따른 타율의 변화

 

밴드 종류,(이 문제는 심각하다. 밴드에 따라 타율이 달라지면 하수 중의 하수라고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다.)

 

표적의 높낮이,(역시나 심각) - 작년 모 동호회 시합에서 실제 발생한 일이다. 20미터 표적은 가슴 높이, 30미터 표적은 평소보다 꽤나 높은 위치였다. 그 결과 사람들의 20미터 타율은 예년과 다름없게 잘 나왔지만, 30미터 타율은 바닥을 기었었다. 평소 연습하던 높이의 표적은 잘 맞추는데 높이가 달라졌다고 타율이 떨어진다? 이 문제는 '기둥'이 제대로 서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밴드 끝으로 표적을 똑바로 조준하고 사격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감'으로 사격한 것. 말을 바꾸자면 타율이 표적 높낮이에 따라 춤을 추어도 아니 되고, 선호하는 표적 높이가 따로 있어도 역시 하수 인증. 그 다음 정모에서 웃기는 일이 벌어진다. 30미터 표적 높이를 가슴 높이로 재조정 했다. 물론 시합참가자들의 항의로 말미암았다는 후문이다. 성적이 중요한가 아니면 실력이 중요한가?

 

이 외에도 개인마다 집착하는 잔가지들은 일일이 나열할 수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새총에 익숙해질수록 '기둥'이 아닌 '잔가지'에 집착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다. 또한 샷이 흔들릴 수록 역시 대부분은 잔가지에 집착하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기둥'은 제대로 서 있고, 다른 문제가 생겼다는 착각 때문인 것이다. 나 역시 한때 그랬었고. 하지만 지금은 새총을 잡는 어느 순간에도 '잔가지'를 연습하지 않는다. '기둥'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새총을 놓는 순간 엉망인 성적표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어쩌다 그분이 강림하셔서(말 그대로 잔가지가 통해서) 반짝 좋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 컨디션? 단 10분 지탱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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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정리하자면, 잔가지를 연습하는 것은 변수를 줄이기는 커녕 늘려나가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인 것이다.